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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상담/심리 상담 후기/나의 우울의 가장 깊은 문제는(2013년, 6월 29일)...꿈과쉼 우울증연구소/영등포 심리 상담

꿈과쉼우울증연구 2015. 10. 15. 21:05

 


심리 상담 후기

40대초반 기혼여성(2013/6/29)

부정적 사고가 시작되어 끊임없이 안좋은 생각이 올라와 상담을 받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깊게 하다보니 나는 원래부터 부정적인 사람이 아니었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온 세상이 그냥 어두운 것만 같았다. 긴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와서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도 그 생명들이 느껴지지 않고 나는 사진 속의 정지된 한 장면, 한 장면 속에 들어가 있는 것만 같았다.

 

상담을 한 회기씩 받을 때마다 내 속에 응어리진 감정들이 하나씩 하나씩 빠져나가는 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우울은 나만의 문제만이 아닌 여러 사람들이 거쳐가고 또 혹은 겪고 있는 감기와 같은 것이라는 것,

또 한 번 치료가 되었다고 완전히 우울과는 끝난 것이 아니라 또 감기 걸리듯이 걸려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우울의 가장 깊은 문제는 내가 나의 감정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거였다. 나는 어릴 때 부터 착한 아이, 모범적인 아이, 말 잘듣는 맏 딸로 자라왔다. 그런데 그것이 원래 나의 모습이 아니었다. 나는 불호령하는 아버지 아래서 맞벌이로 밤늦게까지 집을 비우는 어머니의 대리자로써 자라며 살아남기 위해 애써 착한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어릴 적 그랬던 모습은 습관이 되어 자리잡혔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가지고서도 늘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나를 묶어 두었던 것 같다. 결혼을 하니 잘해야 되는 사람이 오히려 늘었다. 남편, 자녀들, 시부모님, 친정부모님, 동생네 가족들 등등...  늘어난 가족관계 속에서 나는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고, 그들에게 열심히 했는데도 나를 몰라준 것 같은 마음에 화났고, 그런데 그런 마음들은 표현 한 번 못하고 착한척 하고 살은 것이다.

 

그러니 내 마음은 속에서 곪고, 아프고, 알아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것이다. '나 좀 알아줘.'하고 말이다.

나는 나에게 미안한 것 같다. 그동안 너무 나를 몰라주고 돌봐주지 않고 남에게만 잘하려고 애를 썼으니 말이다.

 

상담치료를 통해 이런 나의 모습들을 싸매주는 작업들을 하는 것 같다. 마음 속에서는 욕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것들 다 욕해보고,지금까지 그래서는 안된다고 했던 분(?)들에게 실컷 내 속에 말 해보고...

 

그간 저항이라면 저항, 불신이라면 불신 속에 상담 선생님과 여러 회기의 시간을 거쳐 왔는데 인내로써 모난 내 모습을 지켜봐 준 상담선생님께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남은 회기동안도  성실하게 임해서 '참된 나'를 찾고, 보다 건실해 지고 튼튼한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 지금

은 치료 중이지만 그동안의 우울을 지나고 나면 나는 보다 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