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전에 버스에서 일어난 일이다. 버스 뒷 칸으로 가다가 어떤 30대 초반 청년과 살짝 스쳤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무어라 말하면서 발끈 심하게 화를 냈다. 나는 순간적으로 처음에 당황하고 이게 무슨 일인가 생각했다. 그를 쳐다보니 알 수 없는 화를 막 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게 어떤 상황이지? 생각하면서 나도 화가 나려다가 바로 이 친구가 “발끈 하는 유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슨 화나는 일이 있냐? 물었다. 그랬더니 내가 자기를 밀었다는 것이다. 나는 민적이 없기 때문에 민적이 없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밀렸다면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유약으로 화가 올라왔을 때는 그 마음을 공감하면 순간적 분노가 사그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여 그는 다시 조용해 졌고 나도 내 길을 갔다.
이렇게 쉽게 발끈 하고 화를 내는 유약은 자녀의 욕구를 지나치게 많이 들어주고, 자녀의 투정을 다 들어준 부모의 자식에게서 생겨난다.
보통 이 부모들은 자녀를 많이 사랑하는 부모들이다. 아이들이 부족함이 없도록 키우려다 보니 그들의 말을 지나치게 많이 들어주고 적절한 좌절을 별로 주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거칠 것이 없고, 자신들을 막을 이가 없다. 그래서 누군가 자기 길을 막거나 자신의 욕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갑자기 엄청나게 화를 낸다.
이들은 매력적이고, 나름 따뜻하고, 친절하기도 하다. 그러나 시시때때로 순간순간 충동적으로 살아간다. 다른 이들의 감정이나 권리를 쉽게 침해하고, 자신이 타인을 힘들게 하고 어렵게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또한 만나는 사람이나 사귀는 사람을 쉽게 바꾼다. 그래서 상대는 어쩔 수 없이 이들의 말을 들어주고 억울한 감정이나 무언가 손해 본다는 마음이 남는다.
이들이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는 마법을 부리기 때문이다. 그 마법은 바로,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내 말을 들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말을 쓰기 때문이다. 여기 걸린 부모나 지인은 죄책감으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더욱 이런 심리는 굳건해 질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은 집안에서 공부를 아주 잘하거나 특별한 재능이 있거나, 막내 혹은 늦둥이여서 부모에게 아주 특별한 자녀인 경우가 많다.
부모들은 대부분 자녀가 어릴 적 아이들의 요구에 “안 돼!, 좀 참아 ”라고 그들의 요구에 스탑이나 노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이는 자신의 욕구대로 행동한다. 자녀는 부모에게 자신이 무슨 대장이라도 된 것 인 양 행동하고 부모는 마치 아이의 종인 것처럼 자녀의 말에 무조건 따라주는 경향이 있다.
어떤 부모들은 자신들 스스로 아무런 권리가 없는 것처럼 행동 한다. 그래서 자녀의 충동성, 예의 없음, 막무가내식 행동을 키워주기도 한다.
자식들이 점점 자라면서 때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렇게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다가는 자녀들이 버릇없어지고, 문제가 생기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녀의 이 행동을 조절하려고 하고, 욕구를 들어주지 않으려고 한다. 이때마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는 무언의 압박을 부모에게 주고 그 투쟁에서 승리한다.
이렇게 하여 자녀의 충동적 행동에 부모가 굴복한다. 부모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으면 끈질기게 요구하여 자신의 뜻을 관철한다.
이런 사람이 이성을 만나면 상대에게 처음에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결혼을 한다. 그러나 신혼의 단꿈이 사라지고, 곧 자신이 유약한 남편이나 아내의 종노릇이나 하고 이용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억울해하고 분노한다. 그렇게 하여 결혼생활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 상대는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심히 억울해 한다. 무언가 내가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사자는 내가 무엇이 문제냐? 나는 잘못이 없다. 당신도 나처럼 살면 되지 않냐? 왜 상담에 가자하고 이혼하자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상담에서도 유약은 스스로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누군가와 싸워서 문제가 생기면서 오거나 상담에 가지 않으면 이혼할 것이라고 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아이와 싸우다 지쳐서 상담에 보내기도 한다. 이들은 대부분 억울해하고, 화를 낸다.
상담에서 많이 보는 사례지만 유약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이나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자기 욕구 밖에 모르고 다른 사람에 대한 참다운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요즘 사회의 이슈가 되는 많은 갑질의 사례 중에 유약이 많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사회에서 거대한 부자라서 어릴 때부터 잘해주고, 하고 싶은 것 다하게 해주고 누리고 싶은 것 다 누리게 해주면 타인에 대한 배려를 하지 못하고 자신의 욕구만 채워달라고 소리치게 된다. 그러지 않을 때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지 않는 사람을 적 취급하게 되고 뉴스에서 자주 나오는 일,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는 일의 주인공이 된다.
유약하게 아이를 키워오고 있는 부모가 있다면 더 이상 아이에게 지지 말아야 한다. 타인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훈련도 시켜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컸을 때 자신의 욕구가 다 채워지지 않아서 좌절하고 분노하는 것이 줄어들고 인간관계에 어려움도 극복해 나갈 것이다.
자신이 유약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야 한다. 상대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의 욕구는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욕구만 채운다고 자신이 항상 행복하지 않다는 것과 상대를 공감하고, 타인을 돕는데서 삶의 참다운 만족감과 기쁨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면 유약하고 충동적이고 자기 욕구만 채우기를 바라는 심리가 많이 완화되고, 매력적이면서도 남을 배려하고 관계에서 만족을 얻는 사람이 될 것이다.
사진출처, 다음이미지
https://www.youtube.com/watch?v=BjT6SOyH4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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