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학 이야기
어른이면서 아이 같은 대화를 하는 사람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으로는 어른이 됩니다.
직장생활을 하고, 가족을 책임지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까운 사람과 대화할 때만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조금만 서운해도 삐치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토라집니다. 자신의 마음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상대방이 알아주기를 기다립니다.
이런 모습을 단순히 "철이 없다"고 판단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마음속에
어떤 경험과 감정이 남아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례
30대 후반의 은영씨는 직장에서는 책임감이 강하고 일도 잘하는 사람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차분하고 성숙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연인과 있을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납니다.
연인이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으면,
"나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거지?"
라고 말합니다.
연인이 다른 사람을 칭찬하면,
"나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거네."
라고 받아들입니다.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갑자기 말이 없어지고 상대방이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립니다.
상대방이 "왜 그래?"라고 물으면,
"됐어. 말해도 어차피 이해 못 하잖아."
라고 대화를 끊어버립니다.
하지만 은영씨의 마음속에는 화보다 서운함과 외로움,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특징
이런 사람에게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첫째, 자신의 감정을 직접 말하기보다 상대방이 알아주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작은 거절이나 무관심도 자신에 대한 거절처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셋째, 서운하면 침묵하거나 삐치는 방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넷째,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감정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다섯째, 가까운 관계에서는 감정적으로 반응하지만 낯선 사람이나
직장에서는 오히려 매우 성숙하게 행동하기도 합니다.
즉, 모든 상황에서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중요한 관계에서 어린아이 같은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일 수 있습니다.
성격
이런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성격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며 다른 사람을 많이 배려하는
사람에게도 이런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자신의 감정을 잘 참고 다른 사람에게 맞춰주지만,
가까운 관계에서는 억눌렀던 감정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한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고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마음을 건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삐침, 침묵, 화,
상대방 탓하기 등의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심리
이런 행동의 내면에는 여러 가지 심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중요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욕구입니다.
상대방이 조금 늦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나는 이 사람에게 중요한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음 깊은 곳에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상대방이 피곤해서 대화를 적게 한 것인데도,
"나에게 마음이 식은 것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겉으로는 화를 내고 있지만 마음속에서는
"나를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줬으면 좋겠어."
라는 어린아이 같은 욕구가 작동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점
문제는 이러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서운한 마음을 직접 말하지 않고 삐치면 상대방은 이유를
알기 어렵습니다.
계속 침묵하면서 상대방이 먼저 사과하기를 기다리면 관계가
지칠 수 있습니다.
작은 문제를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면 갈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의 책임으로 돌리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감정은 잘못이 아니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행동에는
책임이 필요합니다.
서운할 수 있습니다.
화날 수도 있습니다.
사랑받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감정을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조종하는 방식으로
표현해서는 안 됩니다.
건강한 대화로 바꾸기
어린아이 같은 대화를 성숙한 대화로 바꾸는 핵심은 상대방이
알아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내 마음을 직접 말하는 것입니다.
"됐어."
대신
"아까 네 말을 듣고 조금 서운했어."
라고 말합니다.
"너는 나를 무시하잖아."
대신
"그 상황에서 내가 중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졌어."
라고 말합니다.
"알아서 해."
대신
"지금은 해결책보다 내 이야기를 조금 들어줬으면 좋겠어."
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상대방도 나의 마음을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성숙한 대화는 감정이 없는 대화가 아닙니다.
감정은 솔직하게 느끼되 그것을 건강한 언어로 표현하는 대화입니다.
과거아이 역사치료적 접근
과거아이 역사치료에서는 현재의 행동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준 과거아이의 삶의 역사를 살펴봅니다.
은영씨가 어린 시절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을 때 부모가
무시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정도 가지고 왜 그래?"
"울지 마."
"네가 참아."
라는 말을 반복해서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 울거나 삐치는 행동을 했을 때만
관심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린 은영씨는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대신 삐치거나
침묵하는 방법을 감정표현의 방식으로 배웠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그것이 자신을 보호하고 관심을 얻기 위한
방법이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까지 그 방법을 사용하면 인간관계에서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것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현재의 은영씨가 연인에게 삐치는 순간을 살펴봅니다.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그 밑을 내려가 보면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서운함 → 외로움 → 사랑받고 싶은 마음 → 버림받고 싶지 않은 마음
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이 감정이 과거의 어린 은영씨가 경험했던 외로움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어린 시절 나는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얼마나 기다렸을까?"
"나는 서운하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내가 울었을 때 누군가 안아주었을까?"
"나는 사랑받기 위해 어떤 아이가 되어야 했을까?"
이렇게 현재의 감정과 과거아이의 역사를 연결합니다.
그다음 현재의 내가 과거의 어린 나를 만나도록 합니다.
어린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것입니다.
"그때 많이 서운했구나."
"누군가 네 마음을 알아주기를 정말 기다렸구나."
"혼자서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느라 힘들었구나."
그리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내가 원했을 법한 새로운 대화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말해도 돼."
"상대방이 미리 알아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네가 원하는 것을 해도 돼."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받고 싶다고 말해도 괜찮아."
이렇게 과거아이의 심리를 이해하고, 현재의 어른인 내가
과거아이에게 새로운 대화와 감정표현 방식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결국 치료는 과거의 아이처럼 계속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아이를 이해한 현재의 어른이
과거아이 마음을 수용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유치한 말 뒤에 마음
어른인데 아이처럼 대화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쉽게 말합니다.
"왜 이렇게 유치해?"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저럴까?"
하지만 그 행동 뒤에는 오랫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를 봐주세요."
"내 마음도 중요해요."
"나도 사랑받고 싶어요."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행동을 모두 정당화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행동의 뿌리를 이해하면 변화의 시작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과거아이 역사치료는 과거의 나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나를
이해하고, 현재의 내가 새로운 방법을 선택하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내 안의 과거아이가 서운해서 울고 있다면 이렇게 말해줄 수 있습니다.
"네 마음을 이제 내가 들어줄게."
현재의 어른인 나는 이렇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삐치지 않고 말해보자."
"상대방이 알아서 알아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 마음을 표현해보자."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내 안의 과거아이를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현재의 삶은 어른인 내가 책임지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조금씩 더 편안하고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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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님 소개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요삼 2 김광태소장약력/ 심리상담전문가 웨스트민스터대학원, 백석대학교 상담대학원(서울) 우리나라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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