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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코스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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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코스프레

 

어떤 이들은 말하다 보면 화가 나게 한다. 그들은 자신들은 전혀 잘못이 없고 다른 이들만 잘못했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다. 일명 우리가 잘 쓰는 말로 피해자 코스프레다.

 

드라마 같은 데서 나오는 케릭터 중에 항상 피해를 보는 이가 있다. 그리고 전혀 저항하지 못한다. 툭 하면 깨지고 얻어맞고 운다. 그리고 또 터지고 슬퍼한다. 그들은 툭하면 우는소리를 한다. 아무런 방어 능력도 없는 듯이 행동을 하기도 한다. 처음 보면 다른 사람의 잘못에 전혀 반격하지 못해 너무나 착한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의 말과 행위를 잘 살피면 이들이 무언가 얻는 것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자신만 무언가 때 묻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쉽게 할 말은 없는데 차차 약이 오른다. 답답하다는 생각도 든다. 나만 무언가 때 묻히고 그의 뒤치다꺼리를 한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들은 물론 피해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렇지만 대신 그 피해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지지 않는다. 자신보다 강하다고 생각되는 주변의 사람들이 대신 해결해 준다. 그렇게 자신은 책임을 지는 데서 한 걸음 물러나 있다.

 

또한, 자꾸 자신이 힘들다거나 어렵다거나 해서 동정을 받으려고 한다. 그는 항상 잘못이 없다. 그래서 스스로는 옳다. 사람들이 “너는 잘못이 없는데 왜 너만 힘들고 어렵냐?” 하는 말을 하도록 만든다. 어찌 보면 자신은 의롭고 세상이나 타인은 자신 같은 약한 자를 괴롭히는 악당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사람들이 자신을 지지해주고 격려해주고 위로해 주고 동정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것을 많이 접하면 무언가 약이 오르고 딱히 뭐라고 할 말은 없어도 화가 난다. 어떨 때는 왜 저렇게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는가? 왜 자신을 지키지 못하거나, 지키려는 생각이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왜 이런 생각이 들까? 자신만 완전히 피해자이고 완전히 약한 자이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완전한 가해자나 완전한 피해자는 없다. 우리는 어떤 때는 본의 아니게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또는 항상 강하기만 한 사람도 없고 모든 면에서 완벽히 약한 사람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 주변에서 나의 에너지를 다 빼먹는 것 같은 이들을 주의해야 한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사람을 위해서 무언가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조심해야 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이들의 심리에 나도 모르게 조종당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어려움을 보고 돕는 것은 좋다. 그래야 사람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를 보면 내가 항상 도와주어야 할 것 같다. 혹은 내가 그를 위해서 무언가를 계속해주어야 할 것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 주의해야 한다. 그는 약한 척하면서 내 위에 군림하는 강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좀 거리를 두는게 좋다. 

 

사진출처 켈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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