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꿈과쉼 우울증연구소

상담칼럼

심리 상담/심리 상담 칼럼/ 우리곁에 있는 불안...꿈과쉼 우울증연구소

꿈과쉼우울증연구 2016. 9. 14. 21:35

 

 심리 상담 칼럼

 

 장이 안 좋아서 편의점에서 죽을 사먹으려 작은 사이즈의 죽을 집었다. 그러다가 작은 것을 먹으면 배고플까봐 큰 것을 사먹었다. 이후 장이 꼬였는지 계속 배가 아팠다. 점심인데 내담자가 올 때까지 배가 아파서 상담에 부정적 영향을 줄까봐 불안했다. 상담하다가 배에서 어떤 신호가 와서 당황할 일이 발생할까봐 또 불안했다. 배가 아프면 상담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불안했다.

 

  다행히 한 30분 지나면서 좋아졌다. 그래서 무사히 상담을 잘할 수 있었다. 안도감이 들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불안은 늘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어렸을 때 송아지가 태어나길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서 어미 소가 힘을 써서 송아지가 태어났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어미소가 핥아준 지 얼마 못되어서 일어나더니, 좀 있으니까 뛰어다니는 것이었다. 참 신기한 일이었다.

 

  그런데 사람은 태어난다고 하루아침에 걷는 것이 아니었다. 결혼 후 내 아이들이 태어나는 것을 보았는데 갓 태어난 아기는 너무 가냘파 잘못 잡으면 죽을 것 같았다. 아기는 줄곧 엄마 품에 누워있었고 거의 움직이지도 못했다.

  이런 연약함 때문에 사람의 존재 자체가 불안하다. 연약함은 인간 불안의 근원이기도 하다.

 

  불안해하는 분들 중에 부모, 특히 엄마와의 관계가 잘 되어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어릴 적 애착관계에서 오는 불안에 관한 실험이 있다. 엄마 원숭이에게서 강제로 떨어진 아기 원숭이가 있었다. 그 원숭이는 먹을 것만 먹고 사람에 의해서 자랐다. 가짜 엄마로 헝겊원숭이를 넣어 주었다. 그런데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기 원숭이는 별것 아닌 것만 봐도 놀라고 두려워했다. 심지어 장난감 로봇이 자기에게 다가오니까 놀라서 당시 가짜 엄마인 헝겊원숭이에게 달라붙어서 벌벌 떨었다.

 

  불안은 늘 가까이 있다. 근래에 우리나라에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이라면 늘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닌 나라가 되었다. 이것뿐인가? 잊을만하면 일어나는 안전사고들, 갑자기 일어나는 교통사고들, 전혀 예기치 못했던 묻지마 살인 같은 것들이 얼마나 많나.

 

  당신은 어떤가? 불안하지 않은가? 아마도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보면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볼 것이다.

  그런데 불안이 꼭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사실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 불안 맞다. 그러나 불안이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다. 불안이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는 날마다 불안을 잘 사용한다. 그것도 정말 잘 사용한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불안을 잘 사용하는지는 모를 것이다. 누군가는 지금 무슨 말을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자. 우리가 높은 폭포에 올라간다고 하자. 길을 따라서 폭포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데 호기심이 생겨서 폭포가장자리로 다가간다. 그러나 떨어질 것 같은 불안에 폭포 끝 낭떠러지 까지 가지 않는다. 왜일까? 우리는 폭포 끝 낭떠러지까지 다가가면 내가 떨어져 죽는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폭포 끝에 갈수록 불안해하고 끝까지 가지 않아서 살아남는것이다.

 

  생존에 필수적인 불안이 지나칠 때가 문제다. 관계에서 분리되는 것을 심히 불안해하는 사람, 극심한 공포로 죽을까봐 두려워하는 사람,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실수하여 사회적 매장당할 까봐 무서워하는 사람, 거미 같은 곤충이나 밀폐된 곳 등을 심하게 멀리하는 사람, 항상 모든 것을 불안해하고 노심초사하는 사람 등은 불안이 자신을 보호하는 수준을 넘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지나친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불안이 나를 살리고, 보호하기 위해서 나타난다는 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둘째, 불안을 두려워하지 않고 접촉해보는 것이다. 한마디로 불안과 친구를 삼는 것이다. 그러면 더 이상 불안이 나에게 괴로움만 되지 않는다.

셋째, 내가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되지 않음을 생각한다. 간혹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면 그 일이 벌어질 것이라 믿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넷째,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잘 표현하는 것이다. 표현하지 않은 감정은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자신의 불안을 증폭시킨다. 불안하면 불안하다고 말하는 게 좋다.

다섯째, 복식 호흡을 해본다. 배가 풍선이 부풀 듯이 숨을 들이쉬고, 배가 터질 듯한 긴장을 느끼면서 숨을 약 3초정도 참은 후 서서히 숨을 뱉는 것도 불안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영국 작가 알랭드 보통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우리의 삶이 불안을 떨쳐내고, 새로운 불안을 맞이하고, 또 다시 불안을 떨쳐내는 삶이라 했다. 우리가 숨 쉬는 한 불안이란 감정은 늘 따라다니나 이것이 어디서 왔는지 알고 극복해 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닐까.

 

 

사진 할로우 실험

 

꿈과쉼 우울증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