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상담 칼럼
이 세상에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라 감히 생각했다. 이미지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를 때까지. 그리고 나또한 일정부분 어떤 사람을 이미지만으로 생각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모를 때까지...
사람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사실 그 사람이 아니고, 그 사람의 이미지를 사랑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진짜를 사랑한 것이 아니고 가짜 이미지를 사랑한 것이다.
한 여성이 있었다. 이 여성의 엄마는 자신이 원하는 딸의 이미지가 있었다. 그래서 엄마가 원하는 모습을 자신이 보여주어야만 엄마의 인정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남자를 볼 때도, 어떤 남자가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거나,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을 보여주면 그런 남자는 내가 사랑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자를 만날 때 처음에는 불같이 좋아하다가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가 아닌 다른 모습을 남자가 보여주면 금방 싫증내고 돌아서곤 했다.
그녀에게 사랑이란 상대방이 원하는 이미지를 자신이 보여주는 것이고,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상대가 보여주는 것이다.
요즘 월계수 양복점신사들이라는 드라마 속에서 이미지 사랑을 실감한다. 한 남성은 자신이 결혼할 상대로 말 잘 듣고, 예쁜 여성을 원한다. 그녀의 엄마는 이 남성이야 말로 부자이고, 좋은 남편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남성은 그녀를 자신의 종으로 만들려고 한다. 말 잘 듣고, 자신이 하라는 대로 하면 백점 아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것을 견디다 못한 여성은 자신을 이런 이미지로 만들려는 남자를 퇴짜 놓는다.
또 다른 젊은 커플, 유독 그 커플이 눈에 들어온다. 왜 그런지 모르고 티비를 보다가 늦게 알았다. 남성은 가난한 엄마의 아들이다. 꾸밈이 없고, 순수해 보이는 남성이다. 그는 처음 어떤 여성을 사랑했으나, 그 여성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의 남성을 찾아 떠난다.
잠시 힘들어 하지만 곧 이 남성은 사람들이 원하는 어떤 이미지도 아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줄 여성을 만난다. 그녀는 자신이 가진 배경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만 보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녀 또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줄 남성을 기다렸고, 드디어 그 젊은 남성을 만나서 매우 기뻤다. 남성도 실연의 상처로 인해서 이렇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준 여성을 못 알아보다가 점점 그녀가 자신을 있는 대로 사랑해주는 것에 마음이 열린다.
최강희라는 배우가 있다. 그녀는 이름처럼 씩씩하고, 활발한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나 자신도 그것이 다 그녀의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그녀는 항상 씩씩하거나 활발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누릴 때 오히려 우울해졌다고 했다. 왜 그랬을까? 그녀는 자신의 모습이 아닌 팬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의 삶을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힘들어지고, 우울해졌다고 한다.
내 모습은 항상 밝고 그런 모습이 아닌데, 사람들에게 밝은 모습만 보여주고자 하다 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진짜 내 모습이 이럴까 하는 회의감도 들고, 이런 내 모습을 사람들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후에 그녀는 그 때가 우울했다고 한다. 내 모습이 아닌 대중들, 팬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려고 하다 보니, 그녀는 너무 힘들었던 것이다.
그녀만 그럴까? 나는 처음에 강연에 나갔을 때, 혹은 처음 상담을 시작할 때 똑똑해 보이고 싶었고, 지식이 많아 보이고 싶었고, 상담을 잘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그런 이미지로 나 자신이 사람들에게 기억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상담을 이상하게 만들고, 강연을 딱딱하게 만들어서 사람들을 지루하게 만들고, 재미없게 만들었다.
요즘 소통으로 유명한 강연자 한 사람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그는 다른 사람과 달리 좀 더 솔직히 자신을 보여주고자 했다. 심지어 자신의 치부인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경험한 상처와 아픔까지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 속에서 그를 본 것이 아니고, 자신들을 보고, 자신의 치부와 아픔을 생각 하고, 공감하였던 것이다. 그는 강연 속에서 똑똑해 보이려하거나, 지식이 많아 보이려 하지 않았다. 어떤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자신의 아픔을 나누면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과 그 자리에서 함께 하고자 했다. 솔직하고 담백한 그러면서도 자신의 아픔을 유머의 소재로 사용하는 그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이와 달리 많은 사람들은 어떤 이미지를 만든다.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어 한다. 또 어떤 이미지의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가 부자라서, 잘 생겨서, 대기업 임원이라서, 그녀가 법조인이라서, 의료인이라서, 그분이 사장님이라서...
그러나 많은 책들과 영화들, 드라마들은 이런 이미지 사랑이 얼마나 불행한지, 힘든지 말해주고, 그려준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당신은 왜 나를 사랑하세요?”라고 주인공이 상대배역에게 묻는다. 이 때 “예쁘게 생겼으니까요”, “멋있으니까요”, 라고 상대가 말하면, 주인공이 크게 실망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왜 그럴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든, 남이 기억하는 이미지든, 이미지의 모습이 아닌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라온 배경, 성격, 외모, 행동을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알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자신도 모르게 타인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사랑한다. 그는 정말 그일까? 그녀는 정말 그녀일까? 아니면 그나, 그녀가 만든 이미지일까? 마음은 복잡해진다.
결혼하고 나서 많은 부분에서 실망하는 부부를 만난다. 왜일까? 이미지를 보다가 진짜를 보아서 일까? 그렇다면 이런 부부 갈등의 잘못은 누구에게 있을까? 이미지를 만들어낸 당사자일까? 이미지를 사랑하고 실망한 상대일까?
우리는 장미를 많이들 좋아한다. 여성들이 가장 받고 싶어 하는 꽃 중에 꽃은, 아마도 장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좋아하는 장미는 가시를 가지고 있다. 가시 없는 장미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가시가 싫다고, 가시를 잘라내면 그 장미는 어떨까? 가시가 있는 체로 좋아해야 장미자체를 좋아하는 것이다. 장미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장미가 가시가 없어야 좋아한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 장미는 정말 서운하지 않을까?
솔직히 우리는 장미에 가시가 없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가시만 없이 장미꽃만 있으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가시에 찔리면서도 우리는 장미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사랑은 내가 어떤 이미지나, 캐릭터를 만들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장미의 이미지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가시가 있는 장미의 원래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이 참 사랑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랑에 찔려도 사랑하는 것이 진짜 사랑이 아닐까? 마치 가시 있는 장미가 진짜 장미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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